|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324 |
| Re: 오래간만에 인사올립니다.. |
>쌀쌀한 날씨에 몸 건강하신지요?? >저같은 경우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보통 불교 내용에 대한 것을 생각하곤 했는데 자꾸 생각하느라 >현실을 놓쳐버리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부처님을 생각하고 위대한 생각을 할지라도 이건 망상이고 번뇌다.' >그리고 생각짓는 것을 멈추는 연습을 했습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가는 것을 자각하니 바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한결 생활하기가 편해졌는데(물론 간헐적으로 생각이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바깥 경계는 실답지 않아서 마음 둘것이 없으니 아무 생각없이 >먼 산 보듯해야 하는지요? >아니면 그냥 망상이 몰록 쉬어진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행동이 전개되야 >하는지요? >전자의 경우에는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을 놓쳐버리기가 쉬운것 같아서 >여쭙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이 세상의 모든 법의 운동과 작용은 ― 유정 무정을 막론하고 ― 다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이요, <작용의 주체>도 <작용하는 바>도 없는 게 실상(實相)입니다. <짓는 자>가 없는데 어떻게 <짓는 일>이 혼자서 일어나겠어요? 그러므로 세상사 (世上事)는 지금처럼 생성과 소멸이 치성(熾盛)하게 이어지는 <지금 있는 이대로>가 적멸(寂滅)한 것이니, 이것이 바로 <세간상이 상주한다>(世間相常住)고 말하는 근거인 겁니다. 일체만유(一切萬有)의 근본 구성요소를 지수화풍 사대(地水火風四大)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불자(佛子) 치고, 「지수화풍 사대가 비었다」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곧 「지수화풍 사대가 진실로 빈 것이라면」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곧장 똑바로 말해서, ··· 이 몸도 마음도 이 세계도, 나아가서 허공까지도 몽땅 다 아니라는 뜻이 아닙니까? 이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 사람을 일러서 <비로소 발심(發心)한 사람>이라고 하는 겁니다. 안으로 <나>라고 할만한 것도 없고, 밖으로 상대할 티끌 만한 한 법도 없는, 이 같은 경지가 바로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도다」 하고 설파(說破)한 경지입니다. 그러므로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수행(修行)의 주체가 <나>인 줄 알고, 이 허망한 <나>를 편안하게, 안정되게, 쾌락하게 고이고 섬기기 위해 애쓰는 것을 일러서 <공부>인줄 알면, 이것은 전혀 성지(聖旨)를 등지는 것이니, 마르고 닳도록 애쓴들 무슨 공덕이 있겠어요? 쉬려면 지금 당장 쉬는 게 좋습니다. <쉬는 것>도 보지 않고 <쉬지 못하는 것>도 보지 않는다면, 이에 비로소 조금은 <쉰 마음>이라 할 수 있겠지요? 행여 꿈속과 같은 면전의 온갖 현상법을 일일이 상대하고 간여(干與)하면서 망상을 부린다면 끝내 깨달을 분수는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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