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676 |
| Re: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
>안녕하세요. 법정님. >생로병사가 다 한바탕 꿈과 같을진대... >몸이 병이 들까봐 두렵고, 몸 아픈것이 싫고.. >나이먹는것이 두렵습니다.. >늘 삶이 불만족스럽고, 힘이 듭니다. >이런것도, 다 내라는 상이 있어서겠지..라고 돌이켜보아도 >확 트이는 마음, 생사심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질 않는군요... >낮동안은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감각의 >즐거움을 느끼면 우울함이 덜하다가도... >아무것도 안하고 방안에 있을때는 갑갑하고 의기소침해지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고향이 그립습니다..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편안히 쉴수있을까요.. > 제 입으로 「생로병사가 다 한바탕 꿈과 같다」고 말하면서도 왜 그 뜻을 깊이 구명(究明)할 생각은 않습니까? 달리 또 무슨 해답을 구합니까? 저 바다의 모든 운동과 작용은 모두 <물>에 의지해서 일어나는데, 그런데 <물>은 본래 움직이는 일이 없음을 밝혀내면, 바로 그 <부동(不動)의 물>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천파만파(千波萬波)는 비록 그 외양은 치성하게 출렁이는 것 같지만 실상(實相)은 전혀 움직이는 일이 없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인간들의 의식(意識)이 국소적(局所的)인 관찰에만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착각임을 알아야 합니다. 바다 전체로 보면, 곧 <물의 본질>을 살펴보면 전혀 생멸하거나 가고 오고 하는 일이 없는데, 사람들의 관찰이 국소(局所)에 한정되기 때문에, 마치 없던 것이 생겨나는 것 같고, 생겨나서는 잠시 머무는 것 같고, 이어 변하면서 마침내 사라지는 것 같은 현상, 이른 바 생주이멸(生住異滅) 사상(四相)이 실제로 면전에서 일어나는 듯이 보이는 겁니다. 만약 이 때, 마음의 눈이 열린 사람이 있어서, 이와 같은 번성한 변화 변천이 어디까지나 <움직임 없는 본체>를 여의는 것이 아님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면전에서 벌어지는 온갖 변화는 ― 움직이는 가운데 늘 고요하고, 고요하면서도 항상 움직이는 것임을 곧 알게 될 것이며, 만약 이 때, 국소적 관찰에만 의지하면서 살던 버릇 때문에, 바로 결정해 (決定解)를 지어서, 면전의 세간상(世間相)에 대하여 「움직인다」거나,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것이 바로 진리(眞理)를 등지고 망정 (妄情) 속으로 뛰어들어서 <무명의 거푸집>을 짓고 들어앉아 버리는 어리석음인 겁니다. 그러므로 언어화(言語化)되고 개념화(槪念化) 된 것들은 그 모두가 망정 (妄情)의 자취인 세속법(世俗法)임을 분명히 알아서 결코 이에 집착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진리(眞理)는 본래 말이 없는 법입니다. 그저 맑고 맑은 거울이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되, 전혀 반연(攀緣)하고 분별 하고 간택(揀擇)하는 일이 없듯이, <원만한 근기의 사람>(圓機人)은 그저 생각에 즉해서 생각이 없는 법이니, 따라서 종일 생각을 굴리면서도 늘 고요하여, 자취가 없는 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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