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426 |
| Re: 질문 올립니다. |
>법정님 말씀처럼 강아지가 제 꼬리를 물려고 뱅뱅 제자리를 도는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쉬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쉰다고 생각하면 또 꼬리를 물려고 돌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치열하게 치고 치이는 현실세계를 꿈인줄 알고 또 실제로 그러함을 믿지만-아니 믿는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현실의 일에 몰두하면 불성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지고 오직 현실의 일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문득 쉬게되면 그때서야 본래면목이 무언지 의식적으로 찾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수행이 아니지요? >서성이고 흉내만 낼 줄아는 어리석은 중생에게 올바른 길을 준엄하게 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수행자가 꼭 명심해야 할 일은, <불법이 어디까지나 생멸법(生滅法)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즉 <쉬지 못하는 경지>를 그치고 <쉬는 경지>를 얻으려고 하는 게 바로 생멸법이라는 말입니다. 본체(本體)를 밝혀서 온 법계가 <참된 하나>(眞一) 뿐임을 보면, 법마다 참되고 법마다 여(如)하여, 일체 만법이 도무지 <가지런하지 않은 법> (不齊法)이 있음을 용납하지 않으니, 저 바다가 천파만파(千波萬波)를 일으키지만 그 모두가 끝내 <한 맛>(一味)인 이치와 같습니다. 이리하여 대원경(大圓鏡)에 들면 생사(生死)가 그대로 열반(涅槃)이요, 번뇌가 그대로 보리(菩提)이며, <쉬는 일>이 그대로 <쉬지 못하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될 터이니, 이에 이르면 온갖 법이 <있는 이대로> 참됨을 보아서, 온 법계에 도무지 조작할 일이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러기에 고인이 이르기를, 「있는 이대로면 빠르거니와, 조작하면 더디다」고 했던 게 아니겠어요? 이에 세간상(世間相)이 상주(常住)함을 보면, 세간법과 출세간법, 현실과 진리, 무명(無明)과 부처지혜, 깨달음과 미혹함 등, 온갖 법이 <한 모양> (一相)이요, 온갖 작용이 <하나의 작용>(一行)임을 알아서, 이른바 일상삼매 (一相三昧) 일행삼매(一行三昧)를 얻게 되는 것이니, 만약 이렇게 되지 못하면 아무리 대단한 수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허사로 돌아감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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