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68 |
| Re: 죄송합니다!! |
>迷妄 wrote: >>법정님! >>고개숙여 인사올립니다. >> >>먼저, 저의 질문이 어리석어 저의 혼탁함을 보일지라도... >>법정님의 너그러움을 구하며, 감히 법정님께 질문을 올립니다. >> >>말이나 글로써 정의 내릴 수 없는 본래의 그 무엇들을 >>비유의 그림자로 정의 내리고, 오랜 세월 동안 그런 그림자들에게 세뇌당하여 최면에 걸린 나의 의식을 벗어버리고, 법정님이 말씀하신 그 무엇을 느끼게 될 때.... >> >>나를 볼 때나,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을 볼 때나 동일하게, 여여한 참성품으로 보게되어, 내가 있지만 남이 나를 관조하듯 나를 보게되고, 남을 내 의식 속에서 나를 보듯 남을 보게 되는지요? >> >>법체 강령하시옵소서! > > >운영자님의 말씀이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인것을 알고 >저의 어리석은 질문을 삭제하려 했지만 삭제가 안되어 >이렇게 답변글을 올립니다. > >운영자님의 말씀대로 >많은 사람들이 법정님께 질문한 글들과 법정님께서 답이 아닌 답을 해주신것을 보는 가운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저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는 마음을 접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답인들, 그것을 이해 한들... >결국 한 편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한편을 의지하여 마음을 한곳에 안정시키고 잡아두기위한 반복인것을 느꼈습니다. > >그리하여, >치우치지 아니하고 ,어느것에도 의지함이 없는 마음으로 정진하려 합니다! > >법정님! 막연하고,미약한 저의 시작에 엄하게 꾸짖어 주세요! > >법체 강령하시옵소서! > > 치우치는 것도 마음만으로 치우치고, 두루한 것도 마음만으로 두루하니, 결국 <두루함>과 <치우침>은 전혀 '한 마음' 가운데의 일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기에 모든 부처와 조사들은 한결같이 「오직 '마음'을 밝힐 뿐이요, 달리 묘한 도리가 있는 게 아니니라」고 하셨으니, 이 말의 참뜻을 결코 저버려선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고인은 이르기를, 「두루함과 치우침이 일찍이 <본래의 자리>를 여읜 일이 없거늘, 무생(無生)이 어찌 말의 인연에 간섭되리요?」(周偏不曾離 本位無生那涉語因緣) 했던 겁니다. 요컨대, <깨달음과 미혹함>(迷悟), <지혜 로움과 어리석음>(智愚), <참됨과 허망함> (眞妄) 등 온갖 차별상의 대립적인 두 갈래는 그 모두가 마치 <밝음과 어둠>(明暗)이 서로 떠나지 않듯이, 이것이 본래 <하나>도 아니지만, <둘>도 아닌 겁니다. 즉 손바닥과 손등의 경우처럼, 하나가 드러나면 다른 하나는 숨고, 다른 하나가 드러나면 곧 하나는 숨듯이, ― 이렇게 <숨고 드러남>(隱顯)이 동시(同時)임을 알아차리면, 바로 심성(心性)과 심상(心相)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면서, 인연을 따라 서로 엇바뀌며 이 세간사(世間事)가 자취 없이 굴려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허공처럼 활짝 열리면, <무엇에도 의지함이 없는 마음으로 정진하리라>는 따위의 말뚝을 붙잡는 일은 없을 겁니다. 모름지기 참된 수행자 라면 오직 범부의 망정(妄情)을 제할 뿐이요, 별달리 묘한 지견이나 재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