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98 |
| Re: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
>안녕하세요. 법정님. >더운날씨에 수고많으십니다. >몇년째 서울에서 고시만 몇년째 준비하는 고시생입니다. >우연히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교는 세속의 이치와는 너무나도 괴리가 많아서 >세속적 지식보다는 더 가슴에 와닿지만 >가끔 세상과 힘들게 싸워야 하는 저는 >세속과 불가에 모두 설익어서 둘 사이에서 갈등만 늘었습니다. > >언젠가 책자에서 참 법성을 가리는 것은 의식이라 들었습니다. >불법에서도 헤아리고 알고 마음에 붙여두는 것이 >참 마음을 가리는 거라고... >그런데 세간에서 숱한 지식을 축적하지 않으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듭니다. > >세속적인 안정된 직업을 구하고 그다음 여유가 생기면 >이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그냥 지금당장 머릿속에 지식 축적 하는짓 그만두고 >작게 벌더라도 그냥 인연따라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쉬면서 사는게 현명할까요.. >가슴이 답답하여 질문드립니다. 진리(眞理)는, 이 세상의 진실은 생멸법(生滅法)이 아닌데, 즉 지금 면전에 전개되는 온갖 세상사는 ― 이 몸도 마음도 나의 인생도, 나아가서 이 세상도 ― 그 모두가 인간이 지은 업(業)으로 말미암아, 미혹한 중생의 제 마음 속에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전혀 허망한 것인데, 사람들이 연생(緣生)은 무생(無生)인 도리를 헷갈려서 면전에서 끊임없이 생멸상 (生滅相)과 거래상(去來相)을 보아, 이것을 실체로 오인(誤認)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보고 듣는 가운데 끊임없이 친·소(親疎)를 가리면서 취하고 버리고 하기를 쉬지 못하는 게 바로 번뇌(煩惱)인 겁니다. ― 오랜 악몽에 시달리다가 고통이 극에 달하면 너무도 괴로워서 문득 꿈을 깨게 되는데, 꿈을 깨고 나면 머리는 여전히 베개 위에 편안한 게 바로 깨달음의 공덕 아닌 공덕입니다. 그러므로 경에서 이르기를, 「모름지기 있는 바의 모든 형상(形相)은 몽땅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닌 줄 보면 바로 여래를 보리라」 했던 것이니, 진실을 깨쳐서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데는 결코 오랜 시간과 유위(有爲)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서, 오직 마음을 밝히는데 더욱 오로지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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