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47 |
| Re: 법정님께 () |
>법정님 법체 강녕하십시오. >저는 속박에 있지도 자유에 있지도 않습니다. 환상이 끝났습니다. >이 모든 창조물들은 제안에 존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통의 뿌리는 이원성입니다. 저는 둘이 없는 하나입니다. >이 모든 세상이 거짓이라는 것을 깨닫는것 말고는 달리 치료약이 >없는것 같습니다. () 「이 세상사가 실체(實體)로 존재한다」고 알면 바보요, 「이 세상사가 몽땅 거짓이라」고 알면 멍텅구리 에요. 환상이란 본래 없는 건데 다시 끝날 건 뭡니까? 모름지기 무생(無生)의 이치를 철저히 깨쳐서, 나름대로 아무리 완벽하고 정교한 지견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모두가 한 낱 <물 속의 달 그림자>를 건져서 소중하게 산호(珊瑚) 가지에 고여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쾌히 수긍할 수 있어야만, 그 고약한 의근(意根)에 더는 법진(法塵)이 쌓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모름지기 오온(五蘊) 십팔계(十八界) 가운데 주재자(主宰者)를 세우지 않아야 비로소 조금은 제대로 된 수행 길에 들어설 채비가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니, 그래서 옛 성현들도 이르기를, 「수행의 주체가 <나>인 줄 아는 한 천리 밖이라」고 했던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족(蛇足)을 하나 더 보태죠. 만약 수행자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지각작용(知覺作用)을 지어서 그 속에서 묘한 지견을 얻으려 한다면 영영 구제할 길이 없습니다. 이 말을 명심하세요. 이 법이 본래 밤송이 같아서 삼켜도 삼켜지지 않으니, 그저 영원토록 쉴 수만 있으면, 내내 그렇게 하기를 쉬지 않으면, 어느 날엔가 모르는 사이에 <그 땅>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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