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08 |
| Re: 재가자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합니까? |
> > > 자상하신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 > 가정을 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일반 재가자들은 어떻게 이 공부를 > 지어가야 하는 지 가르침을 주십시오. > > 늘 법정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리면서....... 삼배. > > > 불법의 근본은 「지금 현재 환히 아는 '성품'인 <나>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데 무슨 출가 재가의 구분이 있겠어요? 자고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현들은 한결같이 「그대 자신을 알라!」고 했습니다. ―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누구 인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달리 무엇을 도모할 수가 있겠어요? 그렇다면 과연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은 그리 쉽사리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 내친 김에 한 가지 비유를 들어보죠. 가령 <나>가 무슨 일을 했다고 칩시다. 무엇인가를 봤다던가, 들었다던가 하는 따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때, 만약 <나>가 다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고, 전혀 <나> 혼자만의 힘으로 그와 같은 작용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물론 <나>가 했다고 해도 아무도 트집 잡을 여지가 없겠죠. 그런데 어떻습니까? 이 몸과 마음이 과연 밥이나 반찬이나 물이나 공기 따위의 공급 없이도 혼자서 작용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밥이나 반찬이나 물이나 공기가 보고 듣고 한 것은 물론 아닐 테고, 그렇다면 과연 작용을 일으킨 것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고인들은 이르기를, 「어디를 찾아봐도 <나>라고 할 만한 <나>가 없다」고 한 것입니다. 요약컨대, 이 육신은 지각(知覺)의 기능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이 진성연기(眞性緣起)를 말하는 근거죠. 즉 저 바다의 온갖 운동과 작용은 모두 <물>에 의지하여 일어나는데, 그런데 <물>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움직임 없는 <물>에 의지하여 일어나는 천파만파(千波萬波)는 비록 그 외양은 치성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움직임이 없어서, 공적(空寂)하다는 사실을 꿰뚫어보는 게 바로 지혜가 열려서, 비로소 안목(眼目)이 밝아지는 첫머리인 겁니다. 그러므로 지금에라도 면전의 온갖 법이 생멸(生滅)도 거래(去來)도 없어서 <지금 있는 이대로>가 적멸하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다면 바로 부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니, 이에 이르면 다시 무슨 재가 출가를 가릴 일이 있겠어요? 더욱 분발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