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50 |
| Re: 선사들의 방편에 대해 묻고자 합니다. |
>법정님의 말씀에 항상 감사합니다. >옛 선사들께서는 어떤분은 할을 하고, 몽둥이를 쓰며, 손가락 하나를들고, 주장자를 들어 보이고, 차를 마시게 하는등 방편으로 가르침을 주셨는데 >이 방편들이 가리키는 곳이 어디입니까? >우문인줄 아오나 법정님에 현답을 바라옵니다. >앞으로도 눈어두운 범부에게 눈뜰수 있는 가르침을 주십옵소서. () 불법의 요체는 <지각활동(知覺活動)의 성품>을 밝히는데 있습니다. 곧 말이나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곧장 만유의 근원을 돌이켜야 하는데, 중생이 일찍이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떠난 적이 없고, 지금도 순간순간 <그것>을 쓰고 있으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할 뿐입니다. 따라서 알려면 지금 당장 알 일이지, 다시 생각으로 더듬고 정식(情識)으로 헤아리고 한다면 그것은 헛되이 지각(知覺)만 좇으면서 근원을 돌이킬 줄 모르는 것이니, 그렇게 해 가지고는 결코 회심(廻心)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고인들은 이르기를, 「중생이 나날이 쓰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했던 것이며, 또한 「알려면 지금 당장에 알 일이요, 고개만 까딱해도 벌써 어긋난다」고 한 겁니다. 그러므로 만유의 근본인 이 <신령한 성품>(靈性)은 말로 설(說)할 수도 없고,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드러내 보일(示)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래는 일찍이 한 법도 설한 적이 없고, 모든 조사(祖師)나 성현(聖賢)들도 어쩔 수 없어서, 혹은 세속의 말을 빌려서 설법하고, 할(喝)을 하고, 방(棒)을 치고 했지만, 이 모두가 종지(宗旨)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학인(學人)이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고인이 이르기를, 「한 순간이나마 조작 (造作) 없는 마음에 맡길 수만 있으면 곧 해탈하리라」고 한 것입니다. 이 마음이 그대로 부처거늘, 다시는 헛되이 말이나 문자 속을 뒤지면서 밖으로 내닫는 일은 그만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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