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933 |
| Re: 법정님께 여쭙겠습니다. |
>모든 게 인연생기요, >다만 마음에 비추는 그림자와 메아리 같으니... > >이러한 인식작용을 벗어나 자성의 참 성품을 어찌 알수있겠니습까? > >이 중생범부, 법정님의 주장자로 이놈의 머리통이 박살이 났으면 합니다. > > > 이 육신으로 <수행의 주체>를 삼고, 많은 시간과 공력(功力)을 들여서 갖가지로 성인들이 일러주신 바 방편을 따라 갈고 닦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제 성품>이 아니라, 밖으로 '부처'를 구하는 것이니, 어찌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생사법(生死法)이요, 수보법(受報法)이요 인과법(因果法)인 겁니다. 제대로 된 수행자라면 「마음이 바로 부처이니, 결코 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아서는 아니 되느니라」고 한 성현들의 말씀을 어겨서는 아니 됩니다. 결국 출가(出家)의 참 뜻은 이 몸과 마음으로 편의(便宜)함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움직이는 몸과 움직이는 마음을 붙잡아서 '나'로 삼은 이 <망령된 나>(妄我)를 없애는 데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에 실제로 <있는 것>을 없애는 게 아니라, 지금 이대로인 채로 없는 겁니다. 저 바다를 찬찬히 살펴보세요. 바다가 인연을 따르면서 항상 천파만파(千波萬波)를 출렁이게 하지만, 그 낱낱의 물결들이 제각기 자기 고유의 성품과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물결치는 건 아니잖습니까? 바다의 모든 운동과 작용은 모두가 <물의 움직임 없는 성품>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건데, 낱낱의 물결은 끝내 작용이 없는 건데, 만약 어느 날 이 <물결>이란 놈이 제 본래의 성품인 <물>을 찾아내고, 이에 합하기 위해 크게 마음을 내서 수행하기 시작했다면 그건 분명히 넌센스겠지요. <물결>이 그대로 <물>인 겁니다. 물결이 다시 물이 되기 위해 애쓴다면 이야말로 부처가 다시 부처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금시방(今時謗)에 떨어지는 것이며, 불법을 비방하는 겁니다. 결국 물이 물에 합하듯, 허공이 허공에 합하듯, 문득 합한 자취도 없이 대원경 (大圓鏡)에 들고 보면 지금 이대로인 채로 어느 것인들 '부처'가 아니겠으며, 어느 것인들 불사(佛事)가 아니겠어요. 그러기에 고인이 이르기를, 「깨달은 사람의 경지를 알고 싶거든 더도 덜도 말고 바로 지금 있는 이대로의 것과 꼭 같게만 보라」 고 했던 것입니다. 요약컨대, 모든 법이 여(如)인 이것(是)이 부처인 것이니, 다시 더 무엇을 두리번거릴 게 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