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850 |
| Re: 자세하고 빡빡하게 마음을 관하고자 합니다. |
>이 몸도 환화공신이고 >이 의식과 모든 현상도 환화공신인줄 알지만 >환화공신인 의식이 스스로 환화공신임을 아는 것이 >의근이 법진을 희롱함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의식과 현상을 환화공신이라고 보니, >모든 것이 허망해서 큰 웃음을 웃었습니다. >들을 귀가 없는 사람에게 정법을 말씀하여 주셔도 >물거품이 생겼다 없어지듯 아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의식의 물결은 끊임없이 일어 났다 사라지고, >깨닫지 못한 살림살이가 참으로 고단하고 번잡합니다. >이 환화공신이 뭔가 하지 않고는 안될 것 같아서 >또 유위의 업을 짓고자 합니다. >자세하고 빡빡하게 마음을 관하는 것이 >이 범부 중생이 바른 길로 가는 길인지 여쭙습니다. > 꿈속에서 만 가지 법이 "있다"고 들 하지만, 성품을 밝히고 나면 끝내 티끌 만한 한 법도 얻을 만한 법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세상은 실로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결정해(決定解)를 지어서 말할 수 있는 법이 아무 것도 없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있는 줄만 알고, "없다"고 하면 없는 줄로만 알아서 집착을 일으키기 때문에 모든 성인들은 범부의 이 치우친 생각을 경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방편으로 법을 설하게 되는 것인데, 어리석은 범부들이 이 방편의 말씀에 미혹해서 마치 진흙 위에 진흙 한 겹을 더 보태듯이, 다시금 허망한 계교를 지으니 참 딱한 일입니다. 제대로 된 수행자라면 우선 <모든 법이 자체로 성품이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사무쳐야 합니다. <자체의 성품이 없다>(無有自性)는 말은 그런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자기 자신을 제 입으로 환화공신(幻化空身) 이라고 말하면서도, ― 지금까지 무엇인가를 해 왔고, 또 앞으로도 무엇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고 말하니, 그것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 세상 일체 만법은 ― 그 외양(外樣)과는 전혀 달리 ― 모두가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이요, <짓는 자>도 <받는 자>도 없는 게 진실이었던 겁니다. <짓는 자>가 없는데 일이 어떻게 제 혼자서 이루어지겠어요? 그러기에 인연 따라서 나는 모든 것은 그 겉모양과는 달리, 전혀 나는 게 아니며, 따라서 이 세상은 지금 있는 이대로 적멸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이 사람을 일러서 실상(實相)을 깨친 사람이요, 물질의 해탈을 이룬 사람이라 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실상을 깨쳐서 원만한 기틀을 갖춘 사람은 그저 생각에 즉해서 생각이 없을 뿐이요, 함(爲)에 즉해서 함이 없을 뿐이니, 종일 동분서주하되 자취가 없어서 항상 맑고 고요할 뿐인, 이것이 바로 참 부처가 여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