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397 |
| Re: 가르침을 구하옵니다. |
>언제나 깨어있게 하시고 내면을 향하게 하시는 가르침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헛것에 불과한 현상들과 마음, 판단, >'나'라는 허상에서 한걸음 물러나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육신의 모든 것이 인연과 업의 그림자대로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외부에 마음을 주지 않고 내부의 어떤 존재감안에 머무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나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꾸준하지 못하고, 때때로 외부의 대상에 큰힘을 >실어주는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 >한마음 크게 내어 허상을 허상으로 아는 상태에 머무르고 싶으나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 머무르기 위해 '나는 없다'는 느낌으로 더듬어 찾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에 움직임이 있고 생각에 빠질때마다 '내가 없다'는 느낌을 찾아서 >생각을 바라보고 '내가 없다'는 느낌속에 머무르려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산 정상을 향해 더듬어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하나의 방편으로'나는없다'는 느낌을 지니고 있어도 괜찮을지 여쭙고싶습니다. >제가 마음에 품고 지닐 가르침 하나 내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 ⑴ 그것이 허상임을 알았으면 한 걸음 물러설 것은 무엇이며, 바라볼 것은 무엇입니까? 집착하지도 말로 무시하지도 말고, 그저 지금 있는 이대로 없는 것임을 간파(看破)해야 합니다. 허상이라고 하면서도 사람들은 이것을 다시 없애려고 애쓰거든요. 지금 있는 이대로가 없는 겁니다. ⑵ 바깥에 마음을 뺏기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안에서도 구할 게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⑶ 천지가 온통 허망한 것이니, 다시 허망하다는 생각인들 어디에 붙겠어요? 아무리 좋은 생각도 생각 없음만 못한 것이니, 모름지기 <어떤 상태>, <어떤 경지>에도 머물면 아니 됩니다. ⑷ 만약 말 그대로 "나가 없다"면 다시 누가 어디에 머물 수 있겠어요? 나가 없다는 느낌 속에 머무는 한 영영 <나>가 없는 경지에 상응(相應)하긴 글렀어요. ― 사족(蛇足)을 하나 달까요?. <나가 있다는 생각>도 <나 없다는 생각>도 다 없고, 없다는 생각도 없으면 그것이 바로 <나가 없는 참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