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558 |
| Re: 삶의 다양한 모습가운데 |
>안녕하십니까? >법정님의 가르침, 잘 배우고 있습니다. >가르침의 요지대로 , 현실이란 것이 모두 꿈속의 일과 다름없기에 >여몽삼매로 일관한다면서도,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도 >주위에서는 차라리 그렇게도 그런 공부를 하려거든 >출가를 하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 >그러나, 가르침대로 간다면 굳이 세간이나 출세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는 지금 이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출가를 한다해도 거리낄 것은 없지만,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데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군요. > >이것도 그냥, 묵묵히 >默默自觀(묵묵자관)해가는 길만이 최선의 길이겠는지요? > >아니면, 그냥 출가조직?으로 >몸담는 것이 수월하겠는지요? 출가(出家)란, 이 몸과 마음으로 편의(便宜)함을 얻기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이 세상은 말 그대로 꿈과 같고 환(幻)과 같아서 전혀 실다움이 없는데도, ― 사람 들이 말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 늘 현상법에 현혹되고 끄달리고 물들고 하면서 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 아닙니까? 만법은 인연 따라 나는 것이기 때문에 <자체의 성품이 없다>(無有自性)고 말하는 것이며, 「자체의 성품이 없다」는 말은 「그런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인 겁니다. 따라서 이 몸도 마음도 이 세계도 다 허망해서 실체가 없음을 깨친 사람은 이 법계(法界)가 온통 <하나의 허공성>이어서, 자타(自他)도 안팎(內外)도 없음을 알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재가(在家) 출가(出家), 승·속(僧俗) 범·성(凡聖) 등이 모두가 헛된 분별일 뿐이니, 무슨 구애받을 일이 있겠어요?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른 사람을 일러서 <깨달은 사람>이라고 하는 겁니다. 만법이 자체성(自體性)이 없어서, 모두가 빈 이름뿐이며, 따라서 중생이 본래 성품이 없어서 생사(生死)가 없고, 부처도 성품이 없어서 본래 보리(菩提)도 열반 (涅槃)도 없으니, 따라서 생사에서 벗어나서 보리를 얻고, 열반의 저 언덕에 안치하는 등이 다 성인들이 중생을 이끌기 위해 방편으로 한 말씀이니, 결코 이 방편의 말씀에 현혹되어 억지 조작(造作)을 일삼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이면 옳은데, 조작하면 어긋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