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2340 |
| Re: 일승법과 선 |
> 늘 감사한 마음으로 법문을 읽고 있습니다. > > 일승법이 법으로 머물러, 마땅히 수행을 하여 깨치지 못한다면 이 또한 방편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요? > > 수행을 하는 것도 수행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경지란 어떠한 경지인지 그 실다운 도리를 알지 못하는 중생으로서는 난감합니다. > > 선이 법에 얽메이지 않도록 참다운 도리를 깨치고자 하는 방편으로서 그리고 과정으로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애초부터 그 방법이 틀렸다고 한다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 > 유치원생보고 삼각함수를 설명해 놓고 바로 풀어라 하고서는, 풀되 이렇게 하면 틀린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 > 이럴 때는 푸는 방법이 이러 이러한데, 저러 저러 저러한 방식은 원리에 입각한 것이 아닌 회피하라는 식의 설명이 없다면 영원히 유치원생들은 삼각함수를 풀 수 없을 것입니다. > > 일승법을 알음알이로 이해하지만 깨치지는 못하는 중생들에게 알음알이로서 아닌 방법으로서의 선 수행의 효용에 대하여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 > 감사드립니다. 합장 삼배 부처는 중생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주시는 분이 아니고, 그 같은 문제가 본래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분임을 알아야 합니다. 마치 지금 겪고 있는 온갖 진로환망(塵勞幻網)은 이것이 천년 묵은 꿈속에서 보고 듣고 하는 일과 같은 것이므로 문득 꿈에서 깨어나라는 것뿐이에요. 꿈에서 깨고 나면 머리는 여전히 베개 위에 있을 터인데, 다시 무슨 수속 절차가 필요하겠어요? 따라서 일승법문(一乘法門)은, 문자나 언설을 좇으면서 정해(情解)를 구하는 것이 아니고, 몰록 회심(廻心)하여 마음의 근원을 회복하는 것이므로, ― 시작도 끝도 없고, 먼저도 나중도 없고, 깨달음도 미혹함도 없고, 시방 (十方) 삼세(三世)가 몽땅 한 마음을 여의는 것이 아니므로, 따라서 막말로, '따라지'가 그대로 '장땡'인 겁니다. 그러므로 차제(次第)를 따라 닦아 나아가는 유위(有爲)의 인과법(因果法)으로 종지(宗旨)를 쓸어 덮으려 해선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