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곧은낚시 조회 : 1561
[Re]: 병실에서 질문드립니다
\\\"일지\\\" wrote:
>
>삶과 죽움이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막상 수술대 앞에 놓인 상황이 되니 숨이 머질듯합니다.



 저 바다는 오늘도 종일토록 출렁이지만 항상 아무 일도 없었던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삶도 늘 흥망성쇠(興亡盛衰),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엇바뀌면

서 굴러가지만 전혀 아무 일 없는 게 실상(實相)입니다. 마치 저 하늘이 흐린 날도 있고

개인 날도 있듯이. · · · · · · 그러나 하늘이야 일찍이 변한 일이 없지 않습니까?

 범부들이 의식(意識)을 제 '마음'인 줄 알고 살아온 지가 너무 오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의식은 어디까지나 흙탕물입니다. 그러므로 옛 성현(聖賢)들도 이르시기를, 「마음을 밝

히고 성품을 보라」고 하셨지, 「의식을 깨끗이 간직하라」고 하시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문득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마음자리로 돌아가세요. 이 세상에 인연으로 말미암지 않고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인연 따라 나는 것은 모두가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은 것이어서, 실다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육신(肉身)도 물론 인연소생이니, 이 삶

자체가 마치 꿈속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인생이란,

「밤엔 밤 꿈이요, 낮엔 낮 꿈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꿈속에서 보고 듣고 한 일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얼마나 부질없는 일입니까? 그저 지금 있는 이대로 아무 일도 없

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니, 쉬고 쉬고 또 쉬세요.




이전: 병실에서 질문드립니다 2014-11-24 (11:31) from 1.234.105.***
다음: 이 땅에 사는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