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곧은낚시 조회 : 7266
[Re]: 경책하여 주십시오
"쳥연화" wrote:
>법정님!
>
>법정님께서는 혼신을 다하여 자비로 법을 베풀어 주셨는데 제자라고 자처하는
>저는 온 마음과 목숨을 다해 공부했는지 뒤돌와봐지며 부끄러웠습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픔니다.
>
>어떠한 방법과 어떠한 노력으로도 깨달을 수 없다는 사실과
>안과 밖이 텅비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쉬어지지 않음이 두렵습니다.
>
>법정님의 힘으로 세속에 물들었던 마음과 경계에 푹 빠졌던 마음이 잠시 깨었을 뿐, 스스로의 힘이 아님도 두렵습니다.
>
>경책하여 주십시오



 모든 법에서 여실(如實)함을 깨닫는 것을 일러 대사(大捨)(크게 버림)라 합니다.

 만법은 연생(緣生)이요, 연생(緣生)은 무생(無生)인지라, 현전(現前)하는 모든 법은

<지금 있는 이대로>가 공적(空寂)하여, 끝내 <아무 일도 없음>을 꿰뚫어봐야 합니다.

이와 같이 청정법안(淸淨法眼)이 열리면 비록 면전에 산하대지가 또렷또렷하다 하더

라도 티끌 하나 볼 것이 없음을 알리니, 그리하여 이 몸도 마음도 이 세상도 나아가서

저 허공까지도 다 아닌 줄 알면, 이 사람을 일러서 달관(達觀)한 사람이라 하며, 거기엔

이미 <깨달아야 할 법>도 없고, <깨달아야 할 사람>도 없어서, 안팎이 명철(明徹)하여

도무지 이쪽 저쪽 할 일이 영원히 다합니다.

 모든 법은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 주재자(主宰者)가 없어서, <짓는 자>도 <받는 자>

도 없음이 실상(實相)이니, 따라서 수행의 주체가 <나>인 줄 알아서, 이 <나>를 수고

롭게 하여, 그 보람으로 어떤 종류의 '힘'을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큰 잘못입니다.

 당기정요(當機呈要)는 직절무사(直截無私))라, 불법(佛法)의 요체(要諦)는, 이 허망한

<나>로 하여금 어떤 종류의 편의(便宜)함을 얻고자 함이 아니요, 오히려 이 <나>를 없

애는 것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나>(妄我)에 집착

하면 무명이요, <나>가 없어서, <나의 처지> <나의 생각> <나의 주장>이 없으면, 이

세상은 <지금 있는 이대로>가 항상 <청정한 불국토>(淨刹)라, 도무지 보태고 덜고 할

일이 없으리니, · · · · · · 먼저는 물들었다가 지금에야 깨끗해졌다면 이는 <항상한 깨

끗함>(常淨)이 아닙니다.

 그저 무념(無念)으로 모든 것을 <고요히 비추면>(寂照) 비로소 모든 것을 다 쉬어서

구경(究竟)에 상응(相應)하리니, 달리 딴 도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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