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7282 |
| [Re]: 앎이 없는 앎 |
>백운이 질문 올립니다 법문을 듣다가 올라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내 생각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네 생각이라고 할 수도 없고 무생으로 돌아갑니다 앎이 없는 자리가 한동안 화두 였는데 실마리를 잡은 느낌입니다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모든 지각활동의 성품>(心性)이 바로 <참 나>(眞我)이니, 거기엔 일체의 분별도 집착도 없습니다. <실유의 '나' 있음>도 아니고, <실유의 '나' 없음>도 아니거늘, 어 떻게 거기에서 <나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나누겠어요? ― 한 마디로 <색·공>(色 空) <유·무>(有無) 간에 이 모두가 오직 진성(眞性)일 뿐이니, 더는 정식(情識)으로 더듬고 헤아리고 찾고 하는 일을 당장 그만둬야 합니다. 이미 <앎이 없는 자리>라 했거늘, 공연히 <앎이 없는 자리>까지 알아야 할 일이 무엇이겠어요? 그럼에도 <앎이 없다>는 말에 끄달려서 이를 염두(念頭)에 두면서, 이를 헤아리고 더듬고 하는 것으로 화두(話頭)를 삼는다면 어느 세월에 쉴 분수가 있겠어요? <참 앎>은 천진(天眞)한 것으로,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리신 것이라, 협열(狹劣)한 범정(凡情)으로 더듬을 바가 아닙니다. 그저 한 순간이나마 조작(造作) 없는 마음에 맡길 수만 있으면 그것이 바로 <부처 지혜>와 조금도 다르지 않나니, 달리 딴 도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아는 사람은 많아도, 문득 회심(廻心)하여 수심(隨心)하는 돈기 (頓機)를 만나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