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4692 |
| [Re]: 말씀하시는 [용맹정진]은 어떻게 정진하는 것을 뜻하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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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은 인연(因緣)으로 말미암을 뿐이요, <짓는 자>(能作, 業을 짓는 者)도 <받는 자> (受者, 業報를 받는 者)도 없는 것이 제법실상(諸法實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용맹정진>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으니, 이것은 바로 <나>가 정진(精進)을 통해서 무엇인가 얻어야 되겠 다는 뜻이 아니겠어요? 요컨대, <구하는 마음>이 있는 자는 참된 수행자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 육신은 인연이 가짜로 어울려서 된, 말 그대로 환화공신(幻化空身)이라, 마치 요술로 된 사람이 비록 사지(四肢)가 멀쩡해도 보고 듣고 하는 지각(知覺)이 없고 힘도 없듯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서, 이 육신은 지각도 없고 힘도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 므로 반야심경(般若心經)에 이르기를,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없고, 색성향미촉법 (色聲香味觸法)이 없으며, 안계(眼界) 내지 의식계(意識界)가 다 없다」고 한 게 아니겠어요? 요컨대, <보고 듣고 깨닫고 앎>(見聞覺知)이 다 꿈속의 그것과 같아서 낱낱이 다 아닌 겁니 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그것이 엄연한 진실입니다. 따라서 불법은 '마음'으로 깨달을 수 없고, '몸'으로 행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 서, 그저 무심(無心)으로 모든 것을 <고요히 비추면>(寂照) 그 때에야 모든 것을 다 쉬어서, 구경(究竟)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증득(證得)도 증득 아닌 것도 없으니, 이야말로 진여법성(眞如法性)에 잠잠히 명합(冥合)한 것이요, 이것이 바로 <부처 지혜의 바다>에 드 는 것이니, 이것 이외에 달리 수승한 법이 있는 게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굳이 사족(蛇足)을 달자면, 불법(佛法)은, 진리(眞理)는 알 수도 없고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직접 증험(證驗)할 수는 있습니다.······ 자타간(自他間)에 모든 생각이나 말이 나 행동을 비판하거나, 분석하거나, 보태고 덜고 하는 등의 일체의 조작(造作)이 없이 그저 잠잠히 비출 수만 있으면, ―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건지 챙기는 일도 없이, ― 그저 무심으로 고요히 비추면, 그제야 모든 것을 다 쉬어서, 저절로 진리(眞理)에 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거기엔 무명(無明)도 없고, 깨달음도 미혹함도 없으며, 이것이 곧 영각성(靈覺性)이요, 이것을 저쪽에선 '부처'라 하고, 이쪽에선 '깨달음'이라 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초심(初心) 들은 잘못 알지 말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