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곧은낚시 조회 : 4064
[Re]: 삼가질문올리겠습니다.
"최홍식" wrote:
>법정님 안녕하세요!
>처음책을 읽고 사이트에들러 공부하는 수행자입니다.
>
>눈을 감으면 온세상이 소멸됩니다.
>온세상이 눈속에 있는것 같습니다.
>여기서 길을 잃어버립니다.
>거울에 비친 눈은 눈이지만
>직접볼수는 없다는걸 알겠습니다.
>누군가 말을걸면 대답을합니다.
>그것도 둘다가 그곳에서 이뤄지는것 같습니다.
>
>그곳에서 생각을 여의면서
>길이 없는 길을 가면되는 것입니까?
>
>항상 깊은 은혜에 감사드리며
>건강하세요!
>




 초심자는 우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법의

성품이 공(空)해서 그야말로 성품(性)도 모양(相)도 다 없어서, 이 몸도 마음도 이

세상도, 나아가서 이 모든 것을 껴잡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저 허공(虛空) 까지도

다 아닌 줄 알면, 이 사람을 일러서 발심(發心)한 사람이라 하고, 득도(得道)한 사람

이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일의(第一義)의 유심(唯心)을 철저히 밝히면 이내 모든 감관(感官)과 경계

(境界)에서 해탈하는 것이니, 요컨대, <지금 있는 이대로>의 모든 <드러난 모양>

(現前相)은 유정(有情) 무정(無情)을 막론하고 그 모두가 오직 무명중생의 업의 그림자

일 뿐, 하나도 실다운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기에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열리면 비록 면전에 산하대지가 또렷또렷해도 티끌 만한 한 법도 볼 게 없다고 하는

겁니다.

 결국 망정(妄情)이 맺혀서 <나>가 되었고, 생각이 엉켜서 세계(世界)가 된 것이니,

만법이 무생(無生)이라, 성품도 작용도 없음을 깨치면, 그래서 마음과 경계가 다 사라

지면 그것을 해탈(解脫)이라 하는 것이니, 그 지경에 이르면 <묶임>도 <풀림>도 다

세속에서의 군말일 뿐임을 알게 될 겁니다.

 결국, 꿈도 깨어남도, 즉 미혹함도 깨달음도 다 범정(凡情)의 억지 분별일 뿐이요,

당신의 본분(本分) 위에서는 부처도 조사(祖師)도 도(道)도 선(禪)도 다 중생을 이끌기

위해 선인(先人)들이 베푼 방편설(方便說)일 뿐임을 알아서, 모든 것 다 놓고, 그저 그

마음을 활짝 열어놓아서, 모름지기 생각 생각에 앎이 없고, 생각 생각에 머묾이 없는,

이것이 바로 현재불(現在佛)의 행리(行履)이니, 달리 수승한 도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제대로 된 수행자라면 마땅히 그 마음을 잘 지킬지언정, 헛되이 밖을 향해 내닫는 일은

지금 당장 그만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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