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곧은낚시 조회 : 4462
[Re]: 꿈인 줄 알면서도.........
"무영" w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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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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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각경을 읽다가, 안이비설신의가 모두 인연소생이라서 곧 안계, 이계 등 육근, 육
>
>식이 모두 환(幻)이라는 부분에서,
>
> 그렇다면 눈이 보고, 귀가 듣고 맛보는 이 모든 것이 눈과 귀와 코와 입 등이
>
> 멸할 때 모두 사라지고 마는 환상이라는 말인가? 하는 충격이 있었습니다.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것은 실상이 아니고
>
>단지 잠시 그런 것처럼 있는 듯이 보이는 것들이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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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후 다시 한번 '마음놓고 쉬는 도리'를 읽으면서 여러 군데 확인하는 바가
>
> 있습니다.
>
> 인연생기의 중중무진 영겁이 눈속의 눈, 귀 속의 귀를 가득 채우고 있으나
>
> 변하고 변할 뿐 도무지 실체가 없으니
>
>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지만 모두가 환상이구나.
>
> 환상이지만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춥습니다.
>
> 경책 바랍니다.





 모두들 꿈속에서 '있다'고 하지만, 꿈을 깨고 보면, ― 즉 성품(性品)을 보고 나면, 일체의

형상(形相)은 그것이 <존재>이건 <일어나는 일>이건 간에 모두가 빈 이름 뿐이요, 실다운

건 하나도 없는 것 아닙니까? 이 세상사가 몽땅 다 그렇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렇게

묻고 대답하는 것도 결코 예외가 아닌 것이니, 바꾸어 말하면 이 세상엔 도무지 헤아리고

짐작하여, 말이나 문자로 의논할 일이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달마(達磨)는 '모른다'(不識)고 했고, 혜능(慧能)은 '알지 못한다'(不會)고 했던

것이니, 여기서 '모른다'는 말은 백치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 아니고, 다만 환히 알지만,

도무지 뜻을 지어서, 말이나 문자로 바꾸는 일이 없이, 마치 맑은 거울이 모든 사물을 다만

<있는 그대로> 비추되, 전혀 자취를 남기는 일이 없듯이, 그저 보고 듣는 바가 항상 맑고

깨끗하여, 뒤끝이 자취(記憶)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기에 옛 사람이 이르기를, 「한 법도 보지 않으면 바로 여래를 보는 것이니, 비로소

관자재(觀自在)라 하리라」 했던 것입니다. 결국 <알되 생각 없음>(知而無念)이야말로 여래

일대 교화의 근본임을 알아야 하리니, 초심(初心)들은 모름지기 잘못 알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환화공신(幻化空身)인 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 춥고 덥고, 배고프고 목

마르고 하는 등의 ― 모든 일들은 모두 꿈속의 그것과 같아서 전혀 실다움이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서, 이 모두를 <몰록 여의면>(頓除) 이것이 바로 <실상(實相)의 해탈>이니, 달리 또

무슨 일이 있겠어요? ··· 「어떤 게 아프지 않은 겁니까?」「아야, 아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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